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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현안 배우면 명문대학 진학에도 유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협의회(회장 이용태·이하 LA평통)가 2024 하반기 주니어평통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한국 역사와 한반도 이슈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주니어평통은 청소년 정체성 함양과 한반도 역사 교육을 목표로 활동한다. 현재 한인 등 청소년 80명이 주니어평통에 소속돼 한인사회 봉사활동, 애국애족 정신 함양, 한반도 평화통일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김정혜 교육분과위원장은 “주니어평통은 명실상부 LA평통을 대표하는 청소년 단체”라며 “한인 청소년이라면 한국의 역사, 한반도 통일, 한국 문화 등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모국에 관심을 갖고 우리가 누구인지 정체성도 함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니어평통 콘퍼런스는 매년 두 차례 개최한다. 이번 하반기 콘퍼런스 주제는 한반도 정세와 한미관계다. 이를 위해 LA총영사관 한은실 영사가 기조강연에 나선다. 박엘렌 교육분과부위원장은 “국제관계 및 공공정책 전문가인 한은실 영사는 청소년을 위한 한반도 남북관계, 한국과 미국 동맹 관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콘퍼런스에서는 내년 봄 개최 예정인 통일골든벨 퀴즈대회 안내 및 관련 내용 배우기 시간도 마련됐다. 청소년들은 한반도 평화 등을 주제로 소그룹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줄리아 정 교육분과 총무는 “요즘 대학은 입학심사 때 지원자의 민족정체성과 뿌리교육을 중시한다”면서 “주니어평통 한 학생은 하버드대 면접에서 ‘삼일절’을 아느냐고 질문받았다. 한인 청소년이라면 우리의 역사와 뿌리를 아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국 평통부회장과 신영구 상임고문은 “주니어평통 활동을 하면 수료증을 발급하고 20시간 봉사활동도 인정된다. 한인 청소년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뿌리도 배우며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LA평통 주니어 콘퍼런스는 16일 오후 5시30분 LA한국교육원에서 열린다. 참석 희망자는 사전등록(213-384-6919, nuacla1@gmail.com)만 하면 된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컨퍼런스 게시판 한반도 평화 한반도 역사 역사 한반도

2024-11-06

[커뮤니티 액션] 커뮤니티 운동과 한반도 평화

지난 22일부터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영상이 뜨고 있다. 미주한인평화재단(KAPF)이 만든 이 영상은 27일 휴전협정 기념일을 앞두고 북미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8일까지 30초 분량 2개 영상이 모두 1680분(28시간) 동안 하루 평균 480차례 나온다.   KAPF의 타임스스퀘어 코리아 평화 영상 캠페인은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사회에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을 알리고 미국 여론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노력이다. KAPF는 앞으로 해마다 코리아의 평화를 위한 타임스스퀘어 영상을 올리는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전광판 대여 등으로 수만 달러가 드는 이 캠페인을 위해 많은 사람이 땀을 흘렸다. 우선 KAPF는 5개 가입단체(뉴욕·뉴저지 민권센터, 버지니아 함께센터, 일리노이 하나센터, 펜실베이니아 우리센터, 텍사스 우리훈또스)와 2개 협력단체(캘리포니아 민족학교, 아리센터) 등 모두 7개 커뮤니티 센터가 함께 일하는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의 산하 단체다. 1994년 설립된 NAKASEC은 2개 단체(입양인시민권법 제정 등 입양인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입양인정의연맹과 KAPF)를 산하에 두고 있다.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권익과 정치력 신장을 위해 활동하는 NAKASEC이 코리아 평화 운동을 위해 지난해 3월 KAPF를 만들었다. 따라서 여러 지역 NAKASEC 가입 단체들이 해마다 기금을 마련해준다. 이 기금은 물론 여러 지역 커뮤니티에서 한 푼 두 푼 모은 것이기에 뜻이 깊다. 지역 단체들은 모두 이민자 권익과 정치력 신장, 사회봉사, 청소년 교육 등 커뮤니티 활동을 펼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커뮤니티 단체들이 한반도가 처한 전쟁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힘을 보태 KAPF 결성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NAKASEC의 리더십은 한인 2세와 입양인들이다. 이들이 1세들과 함께 코리아를 위해 땀을 흘린다는 큰 뜻이 있다. 커뮤니티 운동과 한반도 평화 운동이 한데 어우러지게 된 것이다.   KAPF는 현재 연방하원에 상정된 한반도 평화법안(HR1369) 지지하며 타임스스퀘어 영상을 통해서도 법안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법안은 ①한반도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구속력 있는 평화협정 추진 외교 ②항구적 평화협정을 위한 과정을 설명하는 국무장관의 보고서 ③북한과 미국 수도 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국무장관의 대북 협상 ④가족상봉 방북에 대한 전면적 제재 검토, 여행 제한 면제 자격 보고서 의회 제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 통과는 힘들다. 하지만 이 법안이 전쟁위기를 알리고 평화를 외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KAPF는 ①한반도와 전 세계에 쓰는 미 군사비를 대폭 감축하고 국내 보건, 복지 예산에 투입 ②과도한 전쟁연습 중단과 축소, 미국과 남, 북의 군비 경쟁 중단 ③북미간 평화협정 체결, 종전 선언, 미국과 남, 북의 평화를 위한 협상 ④북핵을 포함한 핵무기, 핵 위협 없는 한반도와 온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한다. 그리고 이 운동에 1세와 2세, 입양인이 모두 함께 나섰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커뮤니티 한반도 한반도 평화 평화협정 체결 커뮤니티 활동

2024-07-25

유관순 그린 화가, 이젠 '한반도 평화'…울프슨 12월2일부터 단독 전시

“총성과 죽음 대신 평화와 사랑의 시간이 오면 좋겠어요.”     한인사회와 한국에 ‘유관순 화가’로 잘 알려진 모린 울프슨의 60년 예술 인생을 더 가깝게 볼 기회가 마련된다.   울프슨은 단독 공간에 마련된 ‘모린 울프슨 갤러리(19860 Plummer St. Chatsworth, CA91311)’에서 10점의 한국역사를 담은 작품을 포함해 총 170여 점의 인생 작품을 전시한다.   20세에 할리우드에 데뷔한 울프슨은 모델, 가수, 배우 등으로 활동했으며 틈틈이 자신이 살아온 시절과 기억을 작품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수년 전 유관순 열사의 일대기를 읽고 감동을 받아 그림을 그렸으며 저항의 깊은 숨결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조선인들의 열망을 묘사해 주목을 끌었다.     〈본지 5월 23일자 A-2면〉   그의 그림은 5년 전 한국의 이화여대 부속 고등학교와 한국 국정원에 걸렸다. 이화는 유관순 열사의 정기가 가장 깊게 서린 곳이고, 국정원에는 평화와 협력을 염원하는 의미로 울프슨의 그림이 전시됐다.   올프슨은 10일 “중동이 다시 불바다가 되고 있고 한반도에는 여전히 냉랭함이 흐르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화와 화합을 담은 작품들을 한인들이 보고 공감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담은 두 개의 작품(컴 투 더 테이블 언피니시드 비즈니스)에 50년 당시 미국에서 인쇄된 주요 일간지를 어렵게 구해 전쟁 관련 기사를 직접 오려 붙였다. 이들 그림은 한인사회에 첫선을 보인다. 또한 유관순 관련 일부 작품도 3~4점의 원작을 처음으로 게시한다.   오는 12월 2일 개관과 함께 오프닝 행사를 열고 한인사회와 만날 예정이다. 오프닝 행사에는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과 광복 독립 관련 후손들도 초대될 예정이다. 친분을 가진 피오나 마 가주 재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며 칼라바사스 등 주변 도시 시장과 시의원들도 참석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 홍보를 맡은 홀리 바크만 에이전시 관계자는 “유관순을 포함해 한국 역사에 큰 관심을 가져온 작가의 상상력과 기대가 반영된 작품들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많은 지역 한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작가와 대화하고 평가도 남겨주길 바란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문의: (800)588-8552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유관순 한반도 한반도 평화 유관순 열사 울프슨 갤러리

2023-10-10

[독자 마당] 한반도의 평화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요즘은 한미뿐만 아니라 일본도 가세하여 이제는 한미일 3국의 합동 군사훈련이 된 것 같다. 이런 움직임은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여전히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잦은 미사일 발사로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 강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런데 한미일은 오로지 북한만을 견제하기 위해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것일까? 북한과 가까운 거리에서 군사훈련을 한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와도 가까운 거리에서 군사훈련을 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또 한미일 3국은 방어 목적의 군사훈련이라고 강조하지만 과연 북한 측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까? 또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만약 북한의 배후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없다면 북한이 지속해서 핵 개발을 하고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한국과 북한의 위정자들은 한민족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처럼 군사훈련의 규모를 확대하고 국제적 긴장감을 키우는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 과연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방귀가 잦으면 결국 화장실에 가게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누가 최대 피해자가 될까?  미국이나 중국,러시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까? 아니면 일본? 결국 피해는 한반도에서 발생할 것이다.  6·25 한국전쟁을 통해 경험했듯이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한민족의 몫이 될 것이다.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한국과 북한의 국민과 위정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서효원·LA독자 마당 한반도 평화 한반도 평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합동 군사훈련

2023-07-11

"전쟁 종식 위해 동포들이 힘써야" 조지아 평화포럼 강연회

  한겨레통일문학상을 수상한 이재봉 원광대 명예교수가 4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한반도 전쟁 위기와 종전 평화'라는 주제로 둘루스 아틀란타 한인교회에서 강연했다. 1994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한식 조지아대학(UGA) 명예교수는 어거스타에서 줌(Zoom)으로 강연에 참여했다.   이번 강연회를 주최한 '조지아 평화포럼(가칭)'은 전쟁을 반대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지지하는 신생 단체다. 현재 회원 11명이 모였으며, 김선호, 임충식, 장용식 씨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공동위원장 임충식 목사는 "우리 단체는 정치색을 떠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모였다"며 "3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종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한식 교수는 1970~2015년까지 UGA 국제관계학 교수를 지낸 세계적 석학으로, 50번 이상 북한을 방문한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재봉 교수는 박한식 교수를 “1996년 올림픽 당시 애틀랜타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에 항공편과 숙식 들을 제공하는 숨은 조력자”라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줌으로 "친북인사라 낙인 찍혀 활동이 뜸했다"고 서두를 떼며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평화란 이질과 이질이 만나 더 높은 차원의 동질성을 창조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남과 북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한식 교수는 50번 이상 북한에 방문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토대로 강연을 이어나갔다. 그는 평양에 깊게 조성된 지하철 역을 언급하며 " 북한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피신할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만들어놨기 때문에 사상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한의 피신 시설 및 민간인의 군복무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전쟁이 일어나면 남과 미국이 북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선제공격하지 않으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바뀌었다. 근래 북한의 군사연습이 선제공격을 마음에 두고 하는 것 같다"며 "평화조약과 정상회담 등을 통해야 전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한편 이재봉 교수는 한반도 전쟁에 대해 "궁극적으로 북한이 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양쪽 다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잃을 게 많은 강자인 남한과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고 몇 차례 강조했다.   이 교수는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을 설명하며 그 사이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남북한이고, "전쟁에는 진보와 보수가 필요없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외 동포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국 선거에 참여하여 한반도 평화와 73년째 끝나지 않는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윤지아 기자강연회 강자 종전 평화 한반도 평화 조지아 평화포럼

2023-03-06

[기고]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의 딴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이 남한만의 의지가 아니라 북한도 함께 해야 하기에 북한을 향해 핵 개발 중단과 실질적인 비핵화를 언급하며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은 비핵화로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경우 식량과 인프라 지원 경제협력 등 상응 조치에 나서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정식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북미관계 개선과 군축 논의 등도 언급했다. 또한 한북미 관계 개선을 통해 긍정적인 결실을 얻는다면 유엔과 한미의 제재를 풀 수 있다는 획기적인 내용도 밝혔다. 사실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끝까지 요구한 것도 제재 해제였다. 그렇다면 ‘담대한 구상’은 그런 점에서 북미회담으로 전향적인 대북 정책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방문 당시,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윤 대통령이 밝힌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호전적인 악담으로 거부했다.     과연 북한의 속내는 무엇인가. 북한의 도발은 올해 들어 총 38차례나 된다. 이 과정에서 80여발의 장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중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NLL(북방한계선) 이남 방향으로 발사된 것도 있었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성토하고,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 및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으며, 북한 미사일의 탐지·평가 능력 향상을 위해 실시간 정보 공유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북한은 가장 위력적인 미사일 카드를 보란 듯이 꺼내 들었다. 미국 본토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마저 마친 상태다. 북한이 ICBM에 핵을 탑재하여 미국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하기도 싫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해서 군사도발로 남한은 물론 미국까지 겁박하고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태롭게 한다면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북한은 남북 간 9·19 군사합의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 과연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위험천만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군사도발로 한반도가 위험 상황에 처해있는 이때,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회장이기도 한 최광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은 지난 14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 힐튼호텔에서 ‘한반도 평화 콘퍼런스 2022’라는 행사를 주최했다.  이 행사에서 최 부의장은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끝내기 위해서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남북미 교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종전선언, 평화협정은 바이든 대통령도 부정적이고,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도 배치된다.  최 부의장은 또 “민주평통은 헌법기관으로 대한민국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의장에게 올바르게 자문하는 역할”이라고 주장하지만 여기에 동조하는 한인이 얼마나 되는가. 진정한 의견을 수렴한 적이 있는가.   우려하는 것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 요구에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 부의장의 주장은 이미 문재인 정권에서 실패한 평화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헌법기관의 주요 직책을 맡은 관계자가 현 정부의 통일정책과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이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인정 못 한다면, 혼란을 가중할 것이 아니라 사임하고 KAPAC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미주부의장 민주평통 트럼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한반도 평화

2022-11-27

캐나다내 지한파 정치인 확대 위한 발걸음

 12년 간 북한과 지식 교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이해 기회를 제공해 왔던 지식교류협력프로그램이 이번에 캐나다 의회에 한반도 문제를  파악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도모하는 초당적 모임을 결성한데 이어 향후 캐나다의 학자, 관료, 시민단체까지 확대하기 위한 담대한 구상을 실현해 가고 있다.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KPP)의 소장인 UBC 박경애 교수와 캐나다 의회 에 초당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룹(All Party Parliamentary Group on Peace and Security in the Korean Peninsula, 이하 한반도 평화 그룹)을 결성한 유엔파오 우, 상원의원(상원 외교통상 위원회)을 지난 5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 자리에서 박 교수는 한반도 평화 그룹에 대해 "그룹의 창립 회원은 지난 4월 KPP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5명의 상하원 의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우 상원의원은 "4월 한국을 방문하고 온 이후 어떻게 한국 방문을 후속 조치(follow up)를 할 지에 대해 박 교수와 논의를 해 의회 내와 외부 관련 단체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논의해 나가고 KPP와 협조해 나가기 위해  공식적인 그룹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설명하고, "단 한 번도 캐나다 의회에 한반도 문제에 초점을 맞춘 연구소와 같은 형태의 조직을 가져 본 적이 없었고, 캐나다-한국 친선의원 그룹이 있지만, 한국에 중점을 두고 문화와 역사 관계에 중점을 둔 단체여서 이번 한반도 평화 그룹은 아주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우 의원은 2번째 적절한 이유로 "남한과 북한 사이의 평화와 안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캐나다가 한국전에 기여한 부분만 비중을 뒀다"며, "역사를 돌아보면 한반도 평화와 안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논의한 적이 없고, 그러면서 70년간 이 문제는 더 악화돼 갔다"고 평가했다. 우 의원은 "참전 용사의 희생에 대해 칭송하고 기념하는 동시에 캐나다가 오늘날 생산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캐나다는 한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북한에 대해서 외교 관계도 단절했다"며, "캐나다와 북한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비록 좋아하지 않고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 의원은 "만약 캐나다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면,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정부의 입장이 아닌 차원에서 국가 공식입장이나 협정이나 조약 없이 계속 소통 역할을 할 수 있다"며, "KPP가 바로 이런 활동을 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 같은 경우도 한반도 스터디 그룹이라는게 워싱턴에 있어 옛날부터 캐나다에도 의회 그룹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4월) 여행을 조직할 때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의원이 아니라 그럴 수가 없었는데 한국방문후 의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서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한반도 평화 그룹에 대해 "회장이나 의장도 없는 격식없는 그룹으로 모두 동등한 자격으로 구성했고, 다른 의원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활동과 관련해서 예산도 작업계획도, 직원도 없는 자발적인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 한반도 문제에 직접 연관된 나라의 의원이나 정책 결정자도 다른 국가들의 정치인들도 만나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소통을 해 보길 원한다"는 뜻도 밝혔다.   박 교수도 캐나다 의원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한반도 스터디 그룹 의원들과 만나보는 기회도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4월 KPP와의 한국방문의 직접 성과로 오는 9월 14일 제17회 제주포럼에 박 교수와 의원들이 한국을 재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번 기회로 다른 사람들이 한반도에 대한 의견을 듣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제주 포럼  대주제는 '갈등을 넘어 평화로: 공존과 협력(Beyond Conflict, Towards Peace: Coexistence and Cooperation)'이다. 박 교수는 "한-카 관계에서 연속적인 만남을 갖기 위해 KPP가 제주 포럼과 협력해서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패널로 캐나다에서 상원의원과 (전직 외교부 장관)하원의원, 한국에서 전직 외교부 장관, 현 국회의원, 그리고 캐나다, 한국, 미국 학자들이   인도태평양 전략이 각 나라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논의할 예정"라고 말했다. 또 내년 한-카 수교 60주년에 KPP와 의회 의원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세미나 와 회의를 구상하고 있다.   우 의원은 한반도 평화 그룹 활동을 어떻게 한인 사회가 지원해 줄 수 있는 지에 대해 재정적 지원은 조심스러운 문제이지만, 그룹 활동을 한인사회가 많이 동참하고 알리며, 무급 인턴과 같이 한인 차세대가 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한 활동에 재능 기부 등을 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표영태 기자정치인 발걸음 한반도 평화 한반도 문제 캐나다 의회

2022-08-18

[시론] 한반도 평화의 길

지난 19일 북한 김정은은 정치국 회의에서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두고 잠시 멈췄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정은의 경고가 실제로 신형 고체연료 ICBM 도발로 이어진다면 군사전문가들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고 본다.   폭스뉴스의 지난 22일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대답한 응답자가 68%가 된다. 이런 가운데 25일 북한은 또 순항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고, 이후 14일과 17일엔 각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씩 발사했다. 새해 들어 5번째 무력 도발이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주변이 심상치 않다.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 미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강습상륙함 2척이 포진해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총리는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일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1일 정인용 외교부장관은 YTN뉴스에 화상으로 출연해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한반도의 중차대한 현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는 종전선언을 화두에 올린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정 장관은 “종전선언 관련해 한미 간의 추진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협의해 나가느냐에 관해서 한미 간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미일은 북한의 도발을 놓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하는데,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만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해온 평화 프로세스는 ‘쇼’에 불과했다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이러한 정책이 결국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은 인권을 짓밟는 힘 있는 자의 행패였다. 6.25전쟁도 힘의 원리를 가지고, 공산주의 쟁취로 개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다.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김일성이 소련의 힘을 얻어 남침한 것이 아닌가. 남한이 군사적으로 이념갈등도 없고 힘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군사적 긴장감이 돌면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도 철수한다. 한국이 이 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이 굳건했기 때문이다. 북한 무력도발을 자위권 행사라고 치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작년 1월 김정은은 헌법보다 상위인 당 규약을 바꿔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통일을 앞당긴다’며 한반도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 정권은 여전히 임기 내 종전선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전쟁이냐 평화냐’만 외치고 있다. 평화의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안보를 더욱 다지고, 한일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 도발에 대처해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시론 한반도 평화 한반도 평화 한반도 무력통일 한반도 주변

2022-01-30

“김정은 종전선언 서명하길”

그레고리 믹스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이 한반도 평화 및 종전선언에 대해 강조하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믹스 위원장은 8일 맨하셋 소재 김민선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장 자택에서 열린 후원행사에 참석해 “종전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이루고,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외교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현재 물밑에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종전선언에 서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믹스 위원장의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에 나서지 않는 북한에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이지만,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해선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 통일로 가는 계기를 마련하고,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은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종료 전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 성과를 내려고 하지만, 만약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후임자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주한미군 감축 등 한인사회의 불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믹스 위원장은 “주한미군 감축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동북아시아 지역 우방으로서 한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후원행사에선 5만 달러가 모금돼 전달됐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김정은 종전선언 하원 외교위원장 한반도 평화 믹스 위원장

2022-01-09

[시론]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동맹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 소문은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통 훨씬 부풀려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정상회담도 그 범주에 속하는 듯하다. 물론 일부 주류언론들은 두 정상이 최악의 충돌을 피하고 두나라 관계를 개선하는 의지를 밝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행간을 읽어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무역마찰, 대만문제 등 첨예한 현안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동성명도 없었다.   기대했던 북핵문제 해결 등 한반도 이슈에도 새로운 내용이 없었음은 물론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과 한반도 문제와 관련, 대화와 협상, 외교를 재개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에는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대북제재에 대해선 조기해제와 제재유지로 맞서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억제하려면 현행 대북제재를 유지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러시아와 유엔의 대북제재를 완화, 해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고 주장했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우리의 의지나 노력보다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앞선다는 것은 서글프지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특히 한국은 국제정치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며 줄타기 외교를 해야 하는 운명이다. 고려말 이후 6백50여년 이상 계속되어 온 질긴 카르마(karma)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최근 전락적 모호성을 이유로 전통 우방인 미국과의 동맹을 우선순위에서 다소 뒤로 미루는 외교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실례로 이수혁 주미대사는 여러 차례 한·미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CSIS)가 공동주최한 한미 전락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중무역규모가 한·미와 한·일간 무역량을 합친 것보다 크다”며, 따라서 경제적으로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전직 고위당국자들이 한미 동맹 악화를 우려한 것은 당연하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차관보는 이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올 때, 한국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염려도 했다.     중국과의 등거리 외교나 한·미동맹 강화나 두 주장 모두 일리는 있다.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목표는 같으나 방법론이 다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국익 최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현실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두 노선을 적절히 배합해서 독자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과연 어느 방법이 현 상황에서 최선일까?     이백순 전호주대사는 “호주의 전략적 사고 속에 뿌리 박힌 ‘동맹 포기(Fear of Abandonment)의 두려움’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가 고민 끝에 선택한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는 것.       그는 호주는 막연하게 ‘강대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안이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호주의 전략적 행보를 눈여겨보고 한반도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실기하지 말고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게임 규칙이다. 우리는 과거 명·청 교체기나 구한말 격변기에 국제 정세 변화의 큰 그림을 읽지 못해 국난을 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익 최우선의 실용적 외교 노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며 느낀 단상이다.     시론 정상회담 한미동맹 최종건 외교부 한반도 평화 한반도 이슈

2021-11-18

남북미 정상에 ‘한반도 평화’ 서한

한미평화연구소(이하 KUSPI, 회장 알론 발리비 박사, 이사장 조재길 박사)가 최근 남북미 정상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KUSPI 측은 발리비 회장과 조 이사장이 지난주 초 바이든 미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국 전쟁의 종식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2일 밝혔다.   KUSPI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내려진 미국 시민의 북한 방문 금지 조치를 해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겐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한국과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발리비 회장, 조재길(사진) 이사장은 서한과 함께 지난 7월 함께 출간한 공저 ‘한반도 핵 위기를 넘어(Beyond the Korean Peninsula Nuclear Crisis)’도 발송했다. 이 책은 연방 상, 하원 의원을 포함한 800여 명의 정치인에게 발송됐다.   조 이사장은 지난 2010년 세리토스 시장 재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 축하 행사에 초청 받은 것을 계기로 주류 정치인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2015년 세리토스 시의원직에서 퇴임하며 정치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KUSPI를 설립했고, 발리비 회장과 함께 ‘한반도 핵 위기를 넘어’를 집필했다.   조 이사장은 “내년 2월 한국과 북한, 중국, 대만, 일본을 방문해 각국 정치인, 학자들과 미·중 대결 구도에 따른 범태평양 시대의 도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환 기자남북미 한반도 한반도 평화 남북미 정상

2021-11-04

"우여곡절 넘긴 만남…반갑고 가슴 벅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만남을 지켜본 한인들은 '현실'을 믿지 못했다. 반세기 이상 분단의 아픔이 남긴 생채기는 그만큼 컸다. 한인들은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미리 약속장소를 잡아 생방송을 같이 시청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협의회(회장 서영석) 사무실에는 자문위원 약 20명이 모였다. LA한인타운 파이퍼스 레스토랑에서는 한미연합회(KAC)를 비롯해 6.15 공동선언 실천 미서부위원회 Action One Korea 등 10여개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모여 함께 회담장면을 지켜봤다. 특히 이 자리에는 CNN ABC NBC KTLA 로이터 통신 텔레문도 등 주류 언론 기자 30여명이 나와 취재 경쟁을 벌였다.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이들은 "너무 아쉽게 잠깐 만나네" "만났다~!" "결과만 좋아라" "70년 만에 만났어요" 등 한 마디씩 소감을 쏟아냈다. 박영준 6.15 공동선언실천 미서부위원회 위원장은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어 너무 반갑고 가슴 벅차다. 사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했다"면서 "이 틀 안에서 계속 나간다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한반도에는 고국이 있고 몸은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미주 한인에게 오늘은 정말 뜻깊고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진씨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긴장되고 떨렸다"면서 "판문점에서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양국 정상이 만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을 전했다. 남북미 3국 정상들의 역할에 대해 고마움도 표시했다. 내일을 여는 사람들의 한 회원은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반 트럼프 운동을 펼쳐야 하나 고민했다"면서 "지금은 트럼프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회담은 시작이다. 북한이 문을 열고 통일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는 "새로운 리더십과 통큰 결단으로 지난 73년간 이어져 온 갈등과 반목과 대결의 한반도를 화합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변모시키고 나아가 전세계 인류에게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맙다"면서 "인내의 리더십으로 훌륭한 가교역할을 해주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철웅 일사회 회장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더 중요한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엇박자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고 끝까지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주 한인들의 역할이 커지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Action One Korea'의 정연진 창립자는 "지난해 북한역사탐방을 위해 재미 동포들이 북한을 가려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시민의 방북을 금지해 무산됐다"면서 "다시 북미 수교가 되고 평화협정이 맺어져 미주 한인들이 한반도 평화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탈북자들은 북한 개방의 신호탄이 되길 기원했다.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나눔장로교회 김영구 목사는 "북핵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거나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었다"면서 "핵폐기 뿐만아니라 핵 안에 담긴 북한 주민들의 아픔도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한인들도 있었다. 로버트 오(33)씨는 "사실 김정은 등 북한이 거짓말을 잘하고 트럼프는 약속을 잘 안 지키니 결과가 잘 될까 싶기는 하다"면서 "그래도 북한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벗어나 우호관계로만 발전해도 굉장히 좋은 진전 아닌가 싶다. 양측 다 다른 꿍꿍이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일·김형재·황상호 기자

2018-06-11

항모 3척 한반도 작전권역에 동시 전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이 부산에 정박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핵항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이 잇따라 7함대 작전구역인 서태평양에 모인다. 원래 7함대의 항모는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다. 이 항모는 지난 16~20일 한국 해군과의 연합 훈련을 마친 뒤 현재 부산에 정박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14일 한국과 일본.중국.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한다. 그 무렵이면 항모 3척이 한반도 해역은 아니지만 한반도로 바로 전투기를 출격할 수 있는 인근 해역에 머무르고 있게 된다. 최소 항모 3척의 한반도 전개는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벌이기 위한 사전 조건으로 여겨진다. 항모뿐이 아니다. 미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라이트닝 II 12대를 다음 달 초까지 일본 가데나 기지에 배치한다. 또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다음 달 초 한국 공군과의 연합 훈련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 육군의 그린베레와 미 해군의 네이비실 등도 한국에서 대기하며 요인 경호 임무를 위한 채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그간 미국은 파괴적 후폭풍을 우려해 군사옵션을 쓸 생각을 못했는데 막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보니 쓸 만한 군사 옵션이 많았다는 얘기가 미 정부 측에서 나왔다. 모종의 군사 옵션이 서막을 연 것 같다"며 "무력시위의 수위를 높여 김정은 정권의 긴장도와 피로감을 극대화하는 심리전"이라고 설명했다. 정용환.이철재 기자

2017-10-26

[김건흡 칼럼] ‘남한산성’과 오늘의 한반도 정세

영화 ‘남한산성’이 화제다. 1636년 병자호란을 다룬 김훈의 소설이 원작이다. ‘남한산성’이 화제가 되는 배경은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강대국 세력정치와 병자호란 당시의 고단한 현실이 겹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지는 명(明)과 뜨는 청(淸). 두 태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게도 구럭도 다 놓친 조선의 서글픈 역사가 아득한 과거로 여겨지지 않는다. 현실을 수용하고 훗날을 도모하자는 주화(主和)파와 명분을 저버리고 현실과 타협할 수 없다는 척화(斥和)파의 대립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당시 조선의 왕이었던 인조가 대국(大局)을 살피며 좀 더 기민하게 대처했다면 ‘오랑캐 나라’ 임금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수모와 치욕은 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의명분도 좋지만 최대 피해자인 백성을 먼저 생각했다면 한발 물러서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 버스 지난 다음 손 흔드는 격이다. 삼전도의 굴욕으로 더 유명한 1636년 12월의 병자호란은 그 결말이 너무나 허망하다. 20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징벌한 청태종은 46일간 1만 2천명으로 남한산성 속에 들어가 숨어버린 조선 왕 인조를 치욕스럽게 항복시킨다. 항복의식으로 ‘삼배 구고두(三拜九叩頭)’ 즉, 세번 큰 절을 하고 아홉번 땅바닥에 머리를 박게 했고, 인조의 이마에선 피가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삼전도에 차려진 높은 단 위에서 청태종은 황제의 권위로서 내려다보았다. 이 역사에서 도대체 가르칠 것이 무엇인가. 치욕말고는 없다. 인조는 주화파와 척화파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한다. 힘이 밑바탕 되어주지 못한 최고 권력자의 침묵의 언어는 슬프다. 임금의 무능과 조선이라는 나라의 한심한 무력감이 극치에 달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12월에 성에 든 인조는 새해 첫날을 맞아 베이징을 향하여 명의 천자에게 올리는 의식인 망궐례를 행한다. 임금과 세자가 함께 음악에 맞춰 곤룡포를 휘날리며 춤을 춰 명에 대한 공경과 복종을 표하는 일이다. 20만 청군이 자그마한 성을 포위하고, 임군의 거처인 산성의 행궁을 망월봉에서 내려다보며 홍이포를 조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인조와 대신들은 그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망궐례를 예에 걸맞게 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난상토론 한다. 과연 동방예의지국이다. 그런 묘사를 통해 독자들은 병자호란의 시대 속으로 쉽게 빨려들어간다. 하지만, 이 전망과 희망과 힘이 없는 시대와 거리를 두고 싶은 게 작가만은 아니다. 독자들 누구도 이 소설 속 그 어떤 인물도 되어보고 싶지 않고, 그 시대 속에 감정이입하기도 싫다. 대세가 이미 기운 상황에서 주화파와 척화파의 말싸움은 하나의 넌센스가 돼 버리는 상황이다. 1637년 1월 18일 최명길이 비변사에서 항복문서를 교정하고 있는데 예조판서 김상헌이 들어와 국서를 찢었다. 그의 논리는 이랬다. “명분이 일단 정해진 뒤에는 적이 반드시 우리에게 군신의 의리를 요구할 것이니, 성을 나가는 일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번 성문을 나서게 되면 또한 북쪽으로 행차하게 되는 치욕을 면치 못할 것이니, 신하들이 전하를 위하는 계책이 잘못 되었다.” 최명길은 찢어진 종이를 주워서 붙이면서 “국서를 찢는 사람도 없어서는 안 되고, 또한 국서를 붙이는 사람도 없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면서 국서를 다시 썼다. 최명길은 “김상헌이 도량이 편협하고, 기개가 강직해 좋은 곳에 들어가면 천 길 낭떨어지에 서있는 기상이 있다. 그러나 잘못 들어간 곳에서도 뜻을 굽혀 고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식견이 모자라서인 듯하다”고 했다. 인조가 남한산성에 피신해 46일간 당대 최고 엘리트 관료들과 답이 없는 입씨름을 하던 사이, 백성들은 굶주림과 추위, 청의 약탈과 살육의 제물이 됐다. 현실의 문제를 치유하고 해결할 실질적 힘도 없고, 명예롭게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할 용기와 기백도 없는 남한산성의 척화파와 주화파는 백성과 군인들을 남한산성에 가두고 입씨름으로 시간을 허송했다. 그러면 두 사람의 사후의 평가는 어땠나? 인조를 이은 효종을 북벌론을 국시로 했고, 북벌론은 송시열이 앞장 선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효종의 북벌론과 송시열의 북벌론은 달랐다. 전자는 왕권강화를 위해, 후자는 노론의 정치적 헤게모니 확보를 위한 명분으로 시행된 것이었다. 이 송시열의 숭명배청 이데올로기가 바로 김상헌의 척화론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후 노론이 주도하는 서인 정국에서 김상헌은 높이 평가되고, 최명길은 저평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척화파의 거두 김상헌은 조선 후기의 권력을 틀어쥔 서인, 노론, 안동 김씨 세도정치로 맥을 이으며 ‘절개의 의인’으로 과대 포장됐다. 실리의 길을 가고자 했던 주화파 최명길은 많은 사대부들로부터 ‘나라를 팔아먹은 자’로 낙인 찍혔다. 시대를 훌쩍 뛰어넘고 보면, 그깟 사대를 누구에게 하느냐는 결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이후, 조선 역사는 사대의 대상을 바꿔가며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일들’의 연속 아니었는가. 지금의 정치판은 상대방을 적폐로 몰아 서로 손가락질하기에만 바쁘다. 400년 전 세상과 지금의 국제정치 환경도 다를 바 없다. 여전히 한국은 그 대상만 달라졌을 뿐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눈칫밥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 그 많은 외침을 이겨내고 나라를 빼앗기는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아직 우리의 국력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2017-10-26

[마음 산책] 한반도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지지자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현재 상황에서 북한을 향한 선제 공격을 지지한다는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한 달 전에 발표된 조사에서도 북한을 향한 외교적 압박과 경제 제재가 실패로 끝난다면 82%의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제 공격만이 미국을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지금 미국의 여론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사이에 위협적 발언이 오간 후에 미국 내 여론의 변화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 혹시라도 북한이 미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장거리 로켓 실험에 성공하거나 로켓 시험발사 방향을 괌이나 알래스카 쪽으로 틀기만 해도 북한을 선제 공격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는 지금보다 몇 배로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이 전쟁으로 가기 위해선 의회의 인준이 필요하고, 의회는 일반 미국인들의 정서를 반영해서 결정하기에 현 상황이 걱정된다. 거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의 소통은 참 잘하시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통은 잘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아시아 순방 일정에 관한 보도도 보면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인권 변호사 출신 문 대통령과 부동산 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은 살아온 인생 여정이나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고, 그러기에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이 나지 않게 하려면 힘들어도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통화를 하면서 합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비판을 해도 바위에 계란 치기처럼 끄덕하지 않고 오히려 비판한 사람을 날카롭게 공격한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즉석에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전달하며 미국 정치 관례를 다 깨면서라도 원하는 것을 해버린다. 더불어 사업가 출신답게 세상 일을 경제적 이윤의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다. 10월 7일 북한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보면 "엄청난 돈을 북한에 가져다줬지만 북한은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협정을 위반했다"고 썼다. 즉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만든 건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전쟁을 막을 수 있을까. 우선 아무리 청와대 관료가 트럼프 정부 관료들과 공조를 해도 트럼프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자신이 임명한 정부 관료의 말도 다 쳐버린다. 그러기에 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 대화를 해야 한다. 더불어 대화에 나설 때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무고한 수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고 호소를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제 공격을 통해 미 본토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면 그의 말대로 전쟁은 미 본토가 아닌 "먼 저쪽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났을 때 미 경제가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게 되는지 어필해야 한다. 2011년 왓슨연구소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라크에서 미국은 전쟁 비용으로 무려 3조7000억 달러가 들었고, 이 금액은 미국인 한 사람당 1만 달러씩 쓴 초대형 적자 전쟁이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중국이 분명 개입할 것이고, 그러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미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적 파탄이 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반대로 경제적 이득은 중국 회사들이 보게 될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 휴대폰 대신 샤오미·화웨이 휴대폰을 세계인은 사게 될 것이고, 애플은 삼성으로부터 부품을 받지 못하는 곤욕을 치를 것이다. 또한 전쟁으로 인한 난민이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 220만 명의 재미동포는 한국 가족과 지인을 최대한 피란시키려 할 것이고 이 경우 수백만 명의 한국 난민을 미국이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물어야 한다. 멕시코 국경에 담을 쌓자고 하는 트럼프가 이런 상황을 좋아할 리 없다. 마지막으로 전쟁은 한국에 사는 13만 명의 미국인 생명도 함께 위협한다는 사실, 그리고 북한과의 상황을 평화적으로 풀면 노벨 평화상이 트럼프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죽음의 백조' 폭격기가 지난달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출격해 우리 군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훈련을 마쳤다. 미 독자적인 결심으로 대북 타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예라고 하니 지금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2017-10-19

[열린 광장] 한반도 위기와 녹두장군의 자주 정신

미주중앙일보 9월 12일자에 실린 마리아 문씨의 '녹두장군 정신으로 국난 극복하자'는 칼럼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 서울에 세워지는 전봉준 장군 동상 건립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에 동포들의 참여를 권유하는 글이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세를 구한말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처했던 때와 비교하며, 재미 동포가 자주적 역사관을 갖고 조국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취지였다. 그러기 위해, 우선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봉준 동상건립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www.전봉준1894.kr)에 참여하자는 것이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지금 북한은 핵폭탄을 들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군 부참모장 오금철은 최근 "서울을 비롯한 남반부 전역을 단숨에 깔고 앉을 수 있는 만단의 결전 준비 태세"라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과 반미 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고야 말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제조치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트집 잡아 롯데그룹을 비롯하여 숱한 한국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 요지에 그리 많던 중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일본은 헌법의 전쟁금지 조항을 파기하고 안보관련 법률을 제정하여 미국과 집단적자위권 행사로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 대결할 태세다. 미국은 물론 우리의 우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과 달리, 한국전 재발 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 하고는, 과거에 미국이 그랬듯 미국의 국가이익과 여론을 고려한 의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북한은 그런 틈새를 노리고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ICBM에 실어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은 이미 2001년에 원자폭탄을 가지고 있었다며, 미국은 핵탄두를 갖고 있는 북한을 함부로 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큰소리만 치고 한국이 꼬리를 내리기만 한다면 북한은 더욱 위협적으로 나올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찾는 것은 역사적 교훈이다. 고구려는 내분으로 망했고, 조선은 병자호란에 명분만 찾다가 항복했고, 구한말에는 국제정세에 어두워 별반 싸워보지도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지금 서울에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려는 것은 그가 만고의 명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흡사 남북전쟁에 패한 리(Lee)장군의 동상이 용맹과 지혜로 추앙을 받아 게티스버그에 서 있듯이, 전봉준이 비록 척왜항전에서 패하여 조선의 망국을 자초한 점이 있을지라도, 그가 보여준 반봉건 대일항전의 투쟁정신은 이내 의병 독립운동으로 촉발되어 전후에 민주국가를 세우는 긴 혁명운동의 시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용기와 애국애민의 정신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설마 누가 우리를 지켜주겠지 하고 남에게 기대려는 설마주의다. 실력도 없이 내세우는 헛된 명분론이다. 그리고 내분이다, 편 가르기다. 그런 버릇이 우리민족을 3번이나 이민족의 노예상태로 몰아넣었지 않은가. 지금 우리는 그 3대 근성을 버리고 선열이 보여준 용기와 애국애민의 정신을 견지해야 한다.

2017-10-18

[특별기고] 영국과 한반도

싱겁지만 아픈 역사 우스개가 있다. 그 유명한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모르는 사람은? 답은 가쓰라와 태프트이다. 이 두 당사자는 비밀 회담 끝에 국가 간의 약속을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밀약'은 어불성설이란 주장이 강하다. 따라서 가쓰라-태프트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름을 딴 '밀약'에 대해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가쓰라와 태프트가 밀약을 했든, 차 한 잔 마시면서 이미 현실화된 기정사실을 재확인했든, 본질은 같다. "코리아는 일본 땅, 필리핀은 미국 땅!"이란 제목의 미.일 합장(合唱)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민족에게 이 음악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한 'carrezando' 풍으로 불렸든 아니면 명백함과 확실함이 담긴 'chiaramente'로 연주되었든 차이는 없다. 이렇게 한민족은 열강들 사이의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호구(虎口)안으로 빨려 들어가 먹잇감이 되었다. 하지만 가쓰라-태프트 때문에 간과되는 일제 침략사의 한 면이 있다. 3년 앞선 영.일 동맹이다. 1902년 일본과 영국은 동북아시아 헤게모니 싸움에서 한통속이 된다. 차이나와 코리아를 특정 국가가 침략, 식민통치 할 수 없도록 이 나라들의 "독립과 영토 보전 유지"에 합의를 했다. 혹 영국 또는 일본이 특정 국가와 전쟁을 한다면 다른 나라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영국 또는 일본이 두 개 나라 이상의 연합군과 전쟁을 하게 되면 영국과 일본은 동맹이 된다. 지도상 중국과 한반도에 가장 가까이 있는 러시아의 남진(南進)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영국은 중국에서, 일본은 한반도에서 특별한 이익을 갖고 있음을 이 동맹은 인정했다. 영.일 동맹을 합창곡 제목으로 묘사한다면 "코리아를 일본으로!"쯤이 된다. 영국과 일본은 이 노래를 세계를 향해 아주 힘차게 불렀다. 그 후 3년, 이 두 나라는 러.일 전쟁이 벌어지던 1905년(가쓰라-태프트 밀약과 같은 해) 내용이 강화된 제2차 동맹을 체결했다. 제1차 때 명시됐던 코리아의 독립 유지 합의는 없어지고 한민족에 대해 일본은 정치, 군사 및 경제상 "최고의 (Paramount) 이익"을 갖고 있음을 명시했다. 이런 필수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은 코리아에 대해 지도 (guidance) 통제 (control) 및 보호 (protection)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업그레이드 된 영.일 동맹 합창곡의 제목은 "코리아는 일본 것!" 영.일 동맹은 일본의 식민 침략주의 역사의 전환점이다. 세계 최강국 영국이 아시아의 소국 일본을 동등한 입장에서 식민주의 국가 클럽의 회원으로 받아준 격이었다. 영국과 동맹을 맺고 한반도의 헤게모니 국가로 인정받은 일본은 자연스레 미국과도 친구가 되었다. 그 후 10여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 미국, 일본은 승전국이 된다. 영.일 동맹과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핵심인 '코리아의 일본화"는 이렇게 완결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지친 격언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는 영국이 한반도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북에 대한 전략자산 시위중인 미국을 돕기 위해서이다. 영국이 국가 전략을 미국과 함께 한다는 뜻의 합미 (合美)로 정한 것이다. 전형적인 안보 투자이다. 제1, 2차 세계대전이 증명했듯 해양대국과 대륙강국의 동맹은 전략적 필수이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 또는 관할지역 출신 이민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반(反)서방 정서와 여기서 파생된 테러행위에 대한 공동전선이 영국에 중요하다. 브렉시트 움직임에서 나타난 유럽 이웃들과의 거리감도 영국을 미국에 밀착토록 한 요소이다. 더불어 베트남 전쟁에서의 비협조를 포함한 과거 냉전시대 미국의 군사정책과 일정거리를 두었던 좌파 정책노선의 후퇴도 새로운 영.미 특수 관계 (Special Relations)의 부상을 도왔다. 북핵문제는 영국에 멍석을 깔아주었다. 이를 빌미로 영국은 자국의 포괄적인 전략적 이익을 취하는 형국이다. 115년 전과 본질은 같다. 일본과 동맹을 맺어 한반도를 일본 쪽으로 밀쳐놓고, 중국과 식민지 인도에서 이익을 확실하게 움켜짐으로써 아시아에서 군사, 경제적 우위를 지켰던 역사의 되풀이이다. 그래서 우리 선대들은 절대 주변 열강을 믿지 말라고 했다.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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